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다 보면 '전업주부'에 대한 과소평가가 너무 화가 난다.

전업주부는 시간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놀면서 일도 제대로 못한다고 하는 사람들...

자기입에 넣는 국,찌게,반찬들이 거저 물만 넣고 끓이면 땡인 줄 아는 사람들...

그 쉬운 계란말이 하나 하더라도 당근 씻어서 채썰어서 다져지고 파 다져서

소금넣고 계란 푼다음 신경써서 말아야 맛나게 된다는걸 알까.


가족들 식사 준비 하려면 파사와서 다듬어야 하지 마늘 사와서 물에 불려 까서 갈아야 하지

고춧가루 재워 놓고 사온 고추장 담고 된장 담고 멸치 저장해놓고 야채 손질해 놓고

밑반찬 만들고 끼니때 마다 쌀씻어 밥해야 하지 아이 들처 업고 장이라도 보고 오면 녹초가

된 몸으로 사온것들 정리하고 그놈의 청소는 매일 해도 또 먼지 쌓여 아이 어질러 놓은거 걸레

들고 다니면서 치우고 닦고...

어제 돌린 빨래는 오늘도 수북하지. 세탁기가 빨래 알아서 돌려주는 줄 아는 사람들 손수 빨래

털어 널어보지 않은 사람들일꺼다.

밥할라 싱크대 앞에서 일을 보고 있으면 아이가 다리 붙들고 늘어져 싱크대 물건 다 꺼내놔.

손에 닿는건 무조건 어질러 놓고 밥한번 먹을라 치면 아이 건사하랴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화장실에 한번가서 볼일 보려면 아이 울음이 집을 떠나간다.

말도 안통하는 아이들 때쓰면 얼러주고 안아주고 재워주고 스스로 하나를 할수 없는 아이

뒷바라지도 힘든데 하루를 보내고 나선 저녁때 더 입맛있고 영양가 있는 저녁걱정에 시름하고

음식 만들면서 설겆지 나오지 먹고 설겆이 나오지.

그나마 아이 자는 짬이라면 후딱 못했던 청소를 하고 손빨래 해야 할것들 치대고

썻던 걸레 빨아서 널어놓고 음식물로 더럽혀진 싱크대 청소에 아까 닦은 선반들에는 다시 먼지

가 않아 있지.

늘 쓰는 자신들의 책상과 방은 매일 거저 깨끗하게 정돈되있는줄 아는 사람들. 늘 보는 거울은

놔두면 그냥 깨끗히 볼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냉장고는 일년 삼백육십오일 가만히 놔두어도

청결히 음식보관할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늘 여닫는 창문틀은 이유없이 깨끗한줄만 아는

사람들...욕실에서 나와 발닦는 깔개는 항상 그자리에 가만히 있는줄 아는 사람들...아이는 물주

고 밥주고 책 읽어주고 기저귀 갈아주면 땡일줄 아는 사람들...아이가 향긋한 아가냄새를 늘

풍기고 다니는게 아기라서 그런줄 아는 사람들...벗어놓고 나간 옷이 옷걸이에

걸려있는게 지발 달려 걸어간줄 아는 사람들...꺼내먹어도 먹어도 먹어도 음료수는 냉장고에

그냥 들어가 있는 줄 아는 사람들. 물은 항상 냉장고가 알아서 재워 놓는지 아는 사람들...


전기요금 몇천원 아끼고자 부지런히 신경쓰고,적은돈으로 맛나는 저녁 차리고자 아픈머리 굴려

가며 고민하고,일년 삼백육십오일 체육복 한벌에 큐빅 다 떨어진 삔으로 머리 대충 틀어 올리고

브래지어는 와이어가 튀어나온거 그대로 착용하면서 살면서도 남편 양말 사다가 모자르지 않게

채워놓고 시장가서 괜찮은 와이셔츠라도 있으면

사다 놓고 아이 내복에 옷에...어디나가서 꾸질게 보이지 마라고 일일이 다림질 해야 하고

속옷은 매번 삶아서 손빨래 해서 널어 놓고. 손 바쁘게 휙하니 청소 해놓고 나면 낮잠자던 아이

일어나서 원상복귀 시켜놓고...

하루종일 아이와의 전쟁,먼지와의 전쟁...시간과의 전쟁 ,저녁거리와의 전쟁.

이래저래 하루를 보내고 투정부리는 아이 겨우 재워놓고 내 잠을 아껴 내 시간을 갖는다.


오늘 행시에 수석으로 패스한 주부이야기가 뉴스에 떳네요.그 기사를 읽고 뭔가 의욕이 생겼는

데 거기에 달린 리플들이 사람가슴을 무너뜨립니다.'시간이 널널한 아줌마니깐 가능하지'라고

그걸 보며 내 남편이 너무 고맙네요. 그나마 나 힘든거 알고 늘 위로해주려 하

고 시간이 나면 아이 목욕이라든가 아이랑 산책이라던가 아이가 똥을 싸면 나한테 미루는게

아니라 알아서 처리해주고...그러거든요...대한민국 아줌마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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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겪지 않은 일들이 대부분이지만..

여기 남자분들 많아서 한번 읽어나 보시라구 퍼왔습니다.

아줌마...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